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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CHAMBER

지니 서는 종이 위에 덧입혀진 얇은 물감층들과 선들을 통하여 평면 위에 있는 다양한 공간의 층들을 보여주는 평면 드로잉을 시도해왔다. 사간갤러리에서의 지난 개인전 ‘Blue Borders'에서 그는 해부용 칼로 평면 드로잉의 선들을 오려내어 실제 공간 속에 드리우는 페이퍼 컷 드로잉을 보여준 바 있다. 평면 공간 속에 시각적 일루전으로서 잠재되어있던 얇은 층들의 표피를 한 켜씩 박리시켜 3차원의 실제 공간 속에 위치시킨 것이다.

브레인 팩토리에서의 이번 전시 작품 역시 이러한 작업의 연장상에 있다. <Red Chamber>라고 이름 붙여진 이 작업은 브레인 팩토리의 공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방의 구조를 이용하여 평면의 층들을 안쪽의 방에서 바깥쪽 방을 향해 점진적으로 확장되어 나오는 3차원의 건축적 공간으로서 표현한 것이다. 이 작업은 이전의 것에 비해 오려진 평면 층들이 실제 공간의 건축적 구조와 보다 긴밀한 연관성 속에서 구성되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붉은 색 모노크롬의 색면과 그 위에 그려진 유기적인 선들은 전시공간의 네 벽을 점유하는 벽화로 구현되었고, 흑백의 톤으로 이루어진 종이 드로잉은 실제의 공간을 가로지르는 장막처럼 구성되어 전시장의 중앙을 모뉴멘탈한 존재감으로 채우고 있다. 브레인 팩토리 공간 안의 벽, 기둥, 바닥, 천정, 조명 등 모든 건축적인 요소들은 평면 속의 색, 선, 면과도 같이 드로잉을 구성하는 각각의 조형적인 기관들의 역할을 하면서, 마치 신체 속의 유기적인 내장기관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통합적인 조형적 실체를 구성하게 되었다. 전시 공간 자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3차원 드로잉으로 구현된 것이다.

이러한 작업이 우리에게 주지시키는 것은 차원의 경계면들이다. 평면이자 곧 입체이고, 드로잉이자 모뉴멘트이며, 그림이자 곧 건축인 공간의 경계면들을 제시하면서, 지니서의 <Red Chamber>는 관람자들에게 공간의 복합적인 위상이 만들어내는 풍성한 조형적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여기서 관람자들은 공간을 단차원적인 시각의 일루전으로서가 아니라 그것 안에서 걷고, 생각하고, 호흡할 수 있는 하나의 전체적인 환경으로 경험하게 된다. 빛 속에서 진동하는 붉은 색채와 강한 심리적 효과를 주는 유기적인 선, 그리고 건축적인 장막으로 구현된 다채로운 평면들을 통해서 우리는 드로잉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지각적으로 ‘체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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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jsqls 위 내용처럼 실제로 보고 어떤 느낌인지 체험해 보고 싶네요. 2010.09.30 15: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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